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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사설] 삼국유사면으로 이름 바꾼 군위 고로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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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북신문 작성일20-06-03 19:47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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군위군 고로면(古老面)이 삼국유사면(三國遺事面)으로 개명을 추진하고 있다. 우리나라 설화문학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으며 고대사의 중요한 사료인 삼국유사가 이 지역에 위치한 인각사에서 집필됐기 때문이다.
     고로면은 삼국유사 사업추진 이후 지속적인 명칭 변경 건의가 있었다. 지난해 10월 고로면 명칭변경 주민신청서 접수를 시작으로 올해 들어 지난 4월 명칭변경 추진계획을 수립했다. 또 지난달 12일부터 27일까지 고로면 지역 주민 대표단체를 대상으로 사전 의견조사를 진행해 설문조사에 참여한 고로면 사회단체 회원 88명 중 92.0%가 삼국유사면으로의 명칭 변경에 동의했다.
     군위군은 이 같은 사전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중 주민설명회를 열어 명칭 변경의 필요성과 추진 절차에 대해 홍보할 계획이다. 또 15일부터 30일까지 고로면 전 세대 주민을 상대로 찬·반 의견조사를 통해 최종 명칭 변경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.
     찬성이 높을 경우 관련 조례 개정, 각종 공부정리 및 시설물 교체, 조례 공포 단계를 거쳐 2021년 1월부터 새로운 명칭을 사용하게 된다. 김영만 군위군수는 "고로면의 역사와 정체성을 상징하게 될 새로운 명칭이 결정되면 삼국유사테마파크 개장과 함께 명실상부한 삼국유사의 고장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"고 말했다.
     마을의 이름을 바꾸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. 여러 가지 행정상의 문제도 따르고 오랜 세월 불렀던 이름이 사라질 경우 주민들이 겪게 될 혼란도 크다. 하지만 고로면의 개명은 매우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. 김 군수가 말했듯이 역사성과 정체성을 따져본다면 다소 설명적이기는 하지만 삼국유사면으로 바꾸는 것이 매우 타당하다. 삼국유사를 모르는 한국인이 없을 것이고 일연스님이 고로면에서 최고의 고전을 집필했다는 것을 단숨에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. 그래서 한 고을의 이름으로 발휘할 시너지 효과도 엄청나게 높을 것으로 보인다.
     군위군의 이 같은 용기를 모두 본받을 필요가 있다. 오래 전에 지어진 지역명이 사실상 현실과 크게 다른 경우가 많다. 지명유래는 오래 전부터 지역의 정체성과 부합할 때 실효성을 발휘한다.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지역 명칭의 유래가 되는 지형지물은 사라져 버렸다.
     그렇다면 보다 현실적이고 이상적인 이름으로 바꿔야 할 필요성이 있는 곳이 더러 있을 것이다. 지명유래는 역사적 사실로 남겨두고 그 지역의 정체성을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이름으로 바꿀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를 곰곰이 따져야 한다. 그런 면에서 군위군의 용기는 박수 받을 만하다.
경북신문   kua348@naver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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